main 3. 우리는 고급입니다_ 대리석, 유리, 철재로 무장한 백화점 + 황금빛 백화점 space politics [공간분석]

지난 포스팅(경외심과 숭고함을 드립니다_ 거대한 외형의 백화점 , '문화'를 팝니다_ 박물관을 닮은 백화점)에서 두 번에 걸쳐  백화점 건물의 외관과 인테리어에 대해 살펴보고, 그것의 함의를 알아 보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백화점이라는 건물이 선택하는 특별한 건축 재료에 대해 살펴보도록하자.

유리와 철재, 백화점 건물의 주된 재료

모더니티를 상징하는 건축재료가 있다면 바로 유리와 철재 일 것이다. 두 재료 모두 근대 이전부터 여러가지 목적으로 사용되긴 했지만 값이 비싸고 기술이 조악하여 일반적으로 건축재료로 사용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와 철을 다루는 재련 기술이 발달하고, 크고 투명한 판유리를 별 무리 없이 만드는 기술이 생겨 비로소 건축재료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 당시 유리와 철재는 '첨단'을  상징하는 소재였다.

이러한 유리와 철재의 위상이 지금도 드러나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백화점'이다. 백화점 건물은 유난히 유리와 철재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고객을 맞이하는 백화점 진입부와 1층 쇼윈도에서 유리와 철재의 사용이 많다.



유리와 철재를 둘러싼 명백한 '의도'

이러한 유리의 철재의 사용 역시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우선 '유리'의 특성은 내부가 들여다보인다는 것이다. 백화점은 진입부와 전면부에 커다란 통유리로 무장함으로써 '자신의 내부'를 거리를 지나가는 '잠재적 고객'에게 보여준다. 그것을 통해 백화점의 거대한 외형이 혹시나 가져올지 모르는 중압갑을 해소하려 한다. 또한 쇼윈도를 통해 백화점에 대한 기대심리와 욕망을 자극하며, 없던 욕망(혹은 잠재되어있던 욕망)을 생성시키기도 한다. 이 때 철재가 함께쓰여 기본적으로 유리의 '프레임' 역할을 해 안정감을 주며, 때로는 조각이나 장식, 포인트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유리와 적절히 어우러진 철재는 '모던한 느낌'을 주며 백화점의 고급적인 인상을 결정 짓는데 한 몫을 한다.

대리석과 고급화

백화점의 고급 이미지를 결정짓는 요소 중 중요한 또 한가지는 '대리석'이다. '대리석'이라는 말만 들어도 떠올리는 인상처럼 대리석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고급의 건축재료로 생각된다. 이런 고급 재료인 대리석으로 건물 전체가 치장된 대표적인 건물이 바로 백화점이다. 이쯤이면 대리석으로 도배를 한 백화점의 의도는 명확하다. 바로 '고급화' 그 자체인 것이다.

이런 특별한 재료들을 통해 '고급화'를 이루려는 백화점의 궁극적인 의도는 백화점이란 공간을 다른 공간과 차별짓기 위해서이다.겉모습을 통해 그러한 기대심리를 불러 일으키고 그 기대심리를 통해 백화점으로 고객을 유인하려는 전략이다.

황금빛 색채의 유혹

이러한 전략에 한 몫을 하는 것은 바로 '색채'의 사용이다. 특히 고귀함과 영원함을 상징하는 '금색'을 주로 사용함으로써 일반인들이 가진 금색에 대한 환상과 욕망을 불러일으키려고 이용한다. 이것을 위해 금색의 철재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조명을 이용하여 실내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금색풍으로 가져가기도 한다.

흔히 매장 전면이나 내부 인테리어를 금색 철제로 하는 경우는 흔하다(사진 우측). 심지어는 백화점 소화전 까지 금색으로 칠하기도 한다.(사진 좌측)

또 조명을 이용해 실내 분위기 전체를 금빛이 흐르도록 만들기도 하고(사진 좌측), 1층 로비를 꾸미는 형이상학적 장식의 재료로도 금색의 철제를 많이 사용한다.(사진 우측) 

핵심은 '고급화', '고급스런 느낌'의 전이

결국 이 모든 것들의 핵심은 '고급화'다.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공간보다 고급의 공간으로 느끼게하려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유리와 철재, 그리고 대리석으로 무장한 백화점이 탄생하고, 황금빛 휘황찬란한 장식을 하는 것이다. 기호학적으로 보자면 유리와 철재, 대리석으로 구성된 백화점의 겉모습은 일종의 '기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기표가 담고 있는 '기의'는 일차적으로는  '일상적이지 않은 고급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일종의 재료와 색채가 주는 '아우라(aura)'의 형성이자 '전이(transfer)'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기표와 기의 사이가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지는 경지에 이르면 그 둘 사이는 하나의 '신화'가 된다. 둘 사이의 간극이 좁혀져서 백화점만 봐도 '고급 공간'이라는 기표신화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백화점이 하려는 것은 고객의 시선을 끌고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공간으로 다시태어나 매출로 직결 시키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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