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 1. 경외심과 숭고함을 드립니다_ 거대한 외형의 백화점 space politics [공간분석]



 
"구매는 보통 물건을 사고자 하는 쇼핑객이 멀리서부터 건물의 외관에 확 끌리는 그 순간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바로 그 순간 구매를 하고자 하는 욕구가 마음속에서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 파코 언더힐, <몰링의 유혹>, p.45



<몰링의 유혹>의 저자 파코 언더힐의 말처럼 백화점 건물의 외관 역시 소비에 대한 욕망을 채우고 또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큰 '도구'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과연 건물 외관의 어떠한 점이 이러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거대한 외형의 백화점

백화점을 탐방하면서 가장 처음으로 느꼈던 것은 백화점 건물들이 하나같이 그 규모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물론 백화점이라는 특성상 여러 상점이 한꺼번에 들어차 있기 때문에 일반 상점들 보다는 당연히 클 수 밖에 없겠지만, 단순히 그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그 이유는 거대한 외형에서 풍겨나오는 특유의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거대한 것은 작은 것 보다 일반적으로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유물론적 사고라는 복잡한 이야기를 차치하고서라도, 물리적으로 거대한 것에서 풍기는 압도감이란 것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집앞에 흐르는 시냇물을 볼 때와 백두산 천지를 볼 때, 또 더 나아가 나이야가라 폭포를 볼 때의 느낌은 천지차이다. 그것은 철저히 규모에서 나오는 '압도감' 때문이며, 그 규모가 크면 클수록 '경외심'이나 '숭배감'까지 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나이야가라 폭포를 보는 행위나 백두산 천지를 보는 행위가 집 앞의 시냇물을 보는 행위보다 더 '특별하고 중요한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며, 사람들은 그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백화점은 바로 이점을 노리고 있다. 일상적인 공간이자 소비의 공간인 백화점 앞에서 그 규모가 압도적이라고 하여 우리가 실제로 경외심이나 숭고함을 '절절히'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거대한 외형을 통해 백화점이라는 공간이 더 이상 일상적이지 않은 특별한 공간으로 거듭나게 해주는 것이다. 기호학적으로 보자면 '거대함'이라는 외형의 기표가 '특별함' 더 나아가서는 '숭고함'이라는 백화점 공간의 새로운 '기의'를 생성해 내는 것이다.

웅장한 진입부

이것을 위해 백화점 입구부터 거대하고 웅장하게 만든다. 백화점 입구는 고객이 처음 접하게 되는 백화점의 공간으로서 첫인상을 좌우한다. 이러한 특별한 공간을 거대하게 꾸밈으로서 백화점 외관이 가지고 있는 웅장함을 잘 전달해주고, 마치 이 문을 들어서는 순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 이 입구를 통해 거대한 외관과 문안에 있는 백화점의 '실체'를 궁금하게 만든다.

다시 한번 웅장한 1층 로비


그리고 그 '거대함'과 '웅장함'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1층 로비에서도 이어진다. 1층 로비는 주로 확 뚫린 홀웨이와 높은 천정, 그리고 그 높은 천정을 향해 치솟은 기둥들이 자리잡고 있다. 외관의 거대함이 건물 진입부로 이어지고, 또 다시 1층 로비로 빈틈 없이 전개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건물 외관을 보고 고객이 백화점에 대해 의식, 무의식적으로 가진 '특별한' 기대를 외면하지 않고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압도적인 외관이 풍기는 이질적인 아우라가 거대한 문을 열고 들어선 공간에서 배신 없이 또 한번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1층 로비의 중앙부는 상층을 향해 막힘없이 뚤려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빈공간을 일상적인 세계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장식과 조명으로 채워나간다. 이것을 통해 백화점이라는 공간이 일상적인 공간과는 차별되는 '특별한 공간'. '환상의 공간'임을 여지 없이 드러낸다.

이로써 외관으로 부터 진입부를 거쳐 1층 로비로 이어지는 백화점의 모습은 하나의 '통합체'적 '상징'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러한 상징 가운데 백화점의 외양은 일종의 기표다. 그리고 결국 이 상징이 나타내는 바는 단 하나다. 이 공간이 다른 곳과 다른 특별한 공간이라는 기대감을 충족 시켜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대감이 매출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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